아내를 몰카하다 - 12부
일어나보니 벌써 아침 10시가 되었다.
어제 소주 몇병을 들이켰는지 정장 자켓에다 토하고 쓰러졌나보다. 방안에서 냄새가 진동하였다. 당직실을 청소하고 토사물에 지저분해진 자켓을 가방에 구겨넣고 집으로 향했다.
여전히 흔들거리는 걸음을 하며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탔다. 일요일이라 주말을 즐기러 어디론가 흥겹게 놀러 가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뭣도 모르고 재잘거렸지만 지하철 안의 남자들은 자신의 얼굴로 끓어오르는 흥분에 모두 벌개져 한 곳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 뜨거운 시선들을 따라가자 어느 여자가 눈에 띄었다. 사람이 많아 더웠지만 그 여자 때문에 더욱 지하철 안은 뜨거워졌다.
그 여자는 뒤로 돌아 있었는데 몸에 달라붙는 얇은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 원피스는 워낙 짧아 여자의 팬티를 겨우 가리는 길이였고 얇은 탓에 몸에 달라붙어 몸매의 굴곡이 여실이 드러났다.
적당한 키에 마르지도 않고 살찐 것도 아닌 적당한 볼륨. 특히 찰지고 하얀 허벅지에서 시작되어 엉덩이와 허리로 이어지는 육감적인 라인은 그 중간에 속옷 흔적 없이 매끄럽게 올라가 터질듯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그 여자의 엉덩이를 바라보았고 주변의 남자들도 힐끔거리며 보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여자가 잠시 옆으로 몸을 돌렸을 때였다. 머리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풍만한 엉덩이와 매끈한 허리에 어울리는 터질 듯한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브라로 인한 둥그런 라인을 그리는 게 아니라 좁은 어깨로부터 약간의 직선을 그리며 정상을 향해 각도를 이루고 주행했다. 정상에서는 하얀 원피스 아래로 거뭇한 꼭지가 도드라져 얇은 천 따위는 무시하고 서있었다. 정상을 넘자 바로 둥근 라인이 풍만한 가슴 아래를 마무리지고 있었다. 노브라였다….
그것도 하얀 순백의 원피스가 무색하게 색기를 가득 담은 가슴이… 몸을 다시 돌리자 그녀의 젖가슴이 흔들리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순간 내 쪽에 서있던 남자들의 안타까운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와 반대에 서있던 남자들은 눈동자에서 희열이 느껴졌다. 앗싸 보인다.
그때 옆에서 어떤 남자 손이 불쑥 나와 여자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나는 물론 힐끔거리며 보던 주변 사람들의 눈이 커졌고 어떤 아줌마는 눈에 불똥을 튀기며 소리지를 기세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럽다. 나도 모르게 손을 뻗고 싶었다. 저 풍만한 엉덩이를 만졌을 때 그 느낌. 그 감촉은 어떨까? 저런 색스러운 여자도 섹스를 하겠지? 그 새끼 부럽다. 아니, 지금이라도 저 엉덩이 주물럭거리는 저 새끼도 부럽다. 나도 만지고 싶다. 만지고 싶다.
그 순간 남자가 고개를 숙여 뭐라고 속삭이자 여자는 자연스레 손을 뻗어 그 팔에 팔짱을 끼었다.
제길. 저 여자랑 섹스하는 놈도 저 놈이구나. 역시 가진 놈은 다 가졌다. 주변 남자들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한숨이 들렸다. 내 옆에서 자기가 먼저 대쉬해보겠다고 티격거리던 대학생 둘은 그 꼴을 보는 순간 입만 쩝쩝거렸다.
그 아줌마는 끌끌 혀를 차며 다시 자리에 앉았고 전철 문이 열리자 그 커플이 전철에서 내렸다. 마침 나도 우리 동네 전철역이라 사람을 뚫고 내리는 순간 내 눈은 아까보다 두 배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 사이로 드러난 남자는 철근이었다. 불길한 느낌에 사람을 헤치며 앞으로 나가자 그 여자가 철근을 향해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가려졌던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나의 아내…... 윤지였다.
자연스레 연인처럼 팔짱을 끼고 둘은 걸어가고 있었다. 아내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걷고 있었고 철근은 연신 싱글거리며 아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는 쿵쿵거리는 내 심장소리를 들으며 뒤에서 조용히 그들의 뒤를 밟았다.
우리 동네 방향 입구로 나가기 위해 둘은 계단을 올라갔다. 아내는 짧은 치마가 신경 쓰이는지 핸드백으로 가리려 하자 철근은 킥킥거리며 손을 뻗어 핸드백을 뺏었다.
계단을 오르는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서 올라가려던 몇몇이 모두 위를 보고 돌처럼 굳어졌다. 육덕진 엉덩이를 흔들며 올라가는 아내의 짧은 치마가 들리자 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 계단 아래의 모든 남자들이 침 삼키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정도였다.
옆에서는 약속에 늦었는지 달려오던 한 중년의 샐러리맨이 계단에 서자 마법에 걸린 것처럼 멈추더니 느릿느릿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그뿐 아니라 남자라면 멈출 수 밖에 없는 라인이었다. 저 여자가 정말…… 내 아내인가. 추리닝 입고 쓰레기 봉투 두 손에 움켜쥐고 내려가던 그 아내 맞나…
그 때 아직 찬 겨울 바람이 계단 아래서 불어 올라갔다.
아내의 짧은 원피스가 펄럭인다.
“헉……”
주변 남자들은 동시에 숨을 멈추며 짧은 감탄의 소리를 뱉었다.
…….아내의 뽀얀 엉덩이의 골이 드러났다.
바로 앞에 펼쳐진 노팬티의 여자에 모두 아연실색하였다. 팔락이는 치마에 보이는 터질듯한 허벅지 사이로 다리를 올릴 때마다 보지털이 조금씩 삐져나와 반짝였다. 나는 다시 한번 그 자리에서 주저 앉을 뻔했다.
아내는 그런 노출을 하면서도 철근이의 팔은 끝까지 잡고 천천히 올라갔다. 다른 손으로 치마를 가리려 했지만 철근이가 뭐라 하며 째려보자 이내 손을 앞으로 다시 가져갔다. 부끄럽다고 뛰지도 않고 살랑거리는 치마 속의 비밀을 계단 아래의 모든 남자들에게 열고 올라갔다.
아내는 다리를 꼬며 애써 다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애썼다. 허벅지 사이로 아내의 은밀한 속살이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았다. 계단 아래에서 눈 호강하는 남자들의 눈에 안타까움이 절절히 흘러 나왔다.
한가하고 나른했던 일요일 한낮, 지하철 계단에서 때 아닌 걸음의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우리 아파트 앞에 도착하자 철근이 이죽거리며 아내에게 키스를 한다. 아내는 피하지 않은 채 그의 키스를 받더니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집으로 향했다. 철근이가 뭐라 소리쳤지만 아내는 뒤 돌아보지도 않은 채 집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밖에서 서성였다.
하룻밤 사이에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은 사라졌다.
잠시 후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아내가 아파트 밖으로 뛰어나왔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잔잔한 눈빛. 내 꼴을 위아래로 훑어본 아내는 나에게 뛰어와 나를 잡더니 대체 어디서 잤냐고 흔들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사랑한다고 슬프게 말했다. 아내는 갑자기 눈물을 주렁주렁 떨어뜨리며 아무 말 없이 내게 안겼다.
………………..
나는 그날 밤 일에 대해 함구한 채, 응급실에서 곧 나왔지만, 병원에서 마주친 상관에 잡혀 술자리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문자 보냈는데...... 못 봤어?”
“아……아……하지만 너무 늦어서…… 걱정했어……”
나는 철근과 어떻게 되었는 지 묻지 않았고, 아내는 이 이외 별 말을 하지 않고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꿈 같았다. 그러나 빨래통에는 그 하얀 원피스가 구겨져 들어있었다. 현실이었다.
마치 소설 ‘향수’ 의 마지막 난교의 향연이 지나간 후 동네사람 모두 없었던 일로 함구하듯 나와 아내는 그 후 그 날의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아내는 한동안 몸살이 나서 앓아 누웠다. 잠든 아내의 표정만은 평화로웠다.
며칠 후 철근이 말을 걸어왔다.
“어이 민철아”
“어 그날 어찌 된 거야?”
“흐흐 네 덕분에 아주 즐거운 밤이었다. 윤지도 그랬고. 고맙다 짜식.”
“나 나가고 어떻게 된 거야. 보고가 있어야 할 것 아냐. 내 감시 하에 움직인다는 약속 잊었어?”
“크크 너무 서두르지마. 궁금하기야 하겠지만.”
“전철에서 그 꼴은 뭐야”
“흐흐 봤냐. 어때? 네 아내가 얼마나 음란한 암캐인지를 네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봤겠지? 후후그게 바로 강간이 아니었다는 증거다.”
“…..”
전철 계단에서 노팬티로 노출하고 올라가는 아내의 모습은 어떤 창녀도 못 따라갈 저급한 음란함을 보여주었다. 철근의 팔짱을 놓지 않던 아내의 모습. 그 커플을 보고 강간을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 했다.
“……..”
“흐흐흐”
철근이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어제 소주 몇병을 들이켰는지 정장 자켓에다 토하고 쓰러졌나보다. 방안에서 냄새가 진동하였다. 당직실을 청소하고 토사물에 지저분해진 자켓을 가방에 구겨넣고 집으로 향했다.
여전히 흔들거리는 걸음을 하며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탔다. 일요일이라 주말을 즐기러 어디론가 흥겹게 놀러 가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뭣도 모르고 재잘거렸지만 지하철 안의 남자들은 자신의 얼굴로 끓어오르는 흥분에 모두 벌개져 한 곳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 뜨거운 시선들을 따라가자 어느 여자가 눈에 띄었다. 사람이 많아 더웠지만 그 여자 때문에 더욱 지하철 안은 뜨거워졌다.
그 여자는 뒤로 돌아 있었는데 몸에 달라붙는 얇은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 원피스는 워낙 짧아 여자의 팬티를 겨우 가리는 길이였고 얇은 탓에 몸에 달라붙어 몸매의 굴곡이 여실이 드러났다.
적당한 키에 마르지도 않고 살찐 것도 아닌 적당한 볼륨. 특히 찰지고 하얀 허벅지에서 시작되어 엉덩이와 허리로 이어지는 육감적인 라인은 그 중간에 속옷 흔적 없이 매끄럽게 올라가 터질듯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그 여자의 엉덩이를 바라보았고 주변의 남자들도 힐끔거리며 보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여자가 잠시 옆으로 몸을 돌렸을 때였다. 머리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풍만한 엉덩이와 매끈한 허리에 어울리는 터질 듯한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브라로 인한 둥그런 라인을 그리는 게 아니라 좁은 어깨로부터 약간의 직선을 그리며 정상을 향해 각도를 이루고 주행했다. 정상에서는 하얀 원피스 아래로 거뭇한 꼭지가 도드라져 얇은 천 따위는 무시하고 서있었다. 정상을 넘자 바로 둥근 라인이 풍만한 가슴 아래를 마무리지고 있었다. 노브라였다….
그것도 하얀 순백의 원피스가 무색하게 색기를 가득 담은 가슴이… 몸을 다시 돌리자 그녀의 젖가슴이 흔들리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순간 내 쪽에 서있던 남자들의 안타까운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와 반대에 서있던 남자들은 눈동자에서 희열이 느껴졌다. 앗싸 보인다.
그때 옆에서 어떤 남자 손이 불쑥 나와 여자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나는 물론 힐끔거리며 보던 주변 사람들의 눈이 커졌고 어떤 아줌마는 눈에 불똥을 튀기며 소리지를 기세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럽다. 나도 모르게 손을 뻗고 싶었다. 저 풍만한 엉덩이를 만졌을 때 그 느낌. 그 감촉은 어떨까? 저런 색스러운 여자도 섹스를 하겠지? 그 새끼 부럽다. 아니, 지금이라도 저 엉덩이 주물럭거리는 저 새끼도 부럽다. 나도 만지고 싶다. 만지고 싶다.
그 순간 남자가 고개를 숙여 뭐라고 속삭이자 여자는 자연스레 손을 뻗어 그 팔에 팔짱을 끼었다.
제길. 저 여자랑 섹스하는 놈도 저 놈이구나. 역시 가진 놈은 다 가졌다. 주변 남자들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한숨이 들렸다. 내 옆에서 자기가 먼저 대쉬해보겠다고 티격거리던 대학생 둘은 그 꼴을 보는 순간 입만 쩝쩝거렸다.
그 아줌마는 끌끌 혀를 차며 다시 자리에 앉았고 전철 문이 열리자 그 커플이 전철에서 내렸다. 마침 나도 우리 동네 전철역이라 사람을 뚫고 내리는 순간 내 눈은 아까보다 두 배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 사이로 드러난 남자는 철근이었다. 불길한 느낌에 사람을 헤치며 앞으로 나가자 그 여자가 철근을 향해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가려졌던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나의 아내…... 윤지였다.
자연스레 연인처럼 팔짱을 끼고 둘은 걸어가고 있었다. 아내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걷고 있었고 철근은 연신 싱글거리며 아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는 쿵쿵거리는 내 심장소리를 들으며 뒤에서 조용히 그들의 뒤를 밟았다.
우리 동네 방향 입구로 나가기 위해 둘은 계단을 올라갔다. 아내는 짧은 치마가 신경 쓰이는지 핸드백으로 가리려 하자 철근은 킥킥거리며 손을 뻗어 핸드백을 뺏었다.
계단을 오르는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서 올라가려던 몇몇이 모두 위를 보고 돌처럼 굳어졌다. 육덕진 엉덩이를 흔들며 올라가는 아내의 짧은 치마가 들리자 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 계단 아래의 모든 남자들이 침 삼키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정도였다.
옆에서는 약속에 늦었는지 달려오던 한 중년의 샐러리맨이 계단에 서자 마법에 걸린 것처럼 멈추더니 느릿느릿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그뿐 아니라 남자라면 멈출 수 밖에 없는 라인이었다. 저 여자가 정말…… 내 아내인가. 추리닝 입고 쓰레기 봉투 두 손에 움켜쥐고 내려가던 그 아내 맞나…
그 때 아직 찬 겨울 바람이 계단 아래서 불어 올라갔다.
아내의 짧은 원피스가 펄럭인다.
“헉……”
주변 남자들은 동시에 숨을 멈추며 짧은 감탄의 소리를 뱉었다.
…….아내의 뽀얀 엉덩이의 골이 드러났다.
바로 앞에 펼쳐진 노팬티의 여자에 모두 아연실색하였다. 팔락이는 치마에 보이는 터질듯한 허벅지 사이로 다리를 올릴 때마다 보지털이 조금씩 삐져나와 반짝였다. 나는 다시 한번 그 자리에서 주저 앉을 뻔했다.
아내는 그런 노출을 하면서도 철근이의 팔은 끝까지 잡고 천천히 올라갔다. 다른 손으로 치마를 가리려 했지만 철근이가 뭐라 하며 째려보자 이내 손을 앞으로 다시 가져갔다. 부끄럽다고 뛰지도 않고 살랑거리는 치마 속의 비밀을 계단 아래의 모든 남자들에게 열고 올라갔다.
아내는 다리를 꼬며 애써 다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애썼다. 허벅지 사이로 아내의 은밀한 속살이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았다. 계단 아래에서 눈 호강하는 남자들의 눈에 안타까움이 절절히 흘러 나왔다.
한가하고 나른했던 일요일 한낮, 지하철 계단에서 때 아닌 걸음의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우리 아파트 앞에 도착하자 철근이 이죽거리며 아내에게 키스를 한다. 아내는 피하지 않은 채 그의 키스를 받더니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집으로 향했다. 철근이가 뭐라 소리쳤지만 아내는 뒤 돌아보지도 않은 채 집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밖에서 서성였다.
하룻밤 사이에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은 사라졌다.
잠시 후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아내가 아파트 밖으로 뛰어나왔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잔잔한 눈빛. 내 꼴을 위아래로 훑어본 아내는 나에게 뛰어와 나를 잡더니 대체 어디서 잤냐고 흔들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사랑한다고 슬프게 말했다. 아내는 갑자기 눈물을 주렁주렁 떨어뜨리며 아무 말 없이 내게 안겼다.
………………..
나는 그날 밤 일에 대해 함구한 채, 응급실에서 곧 나왔지만, 병원에서 마주친 상관에 잡혀 술자리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문자 보냈는데...... 못 봤어?”
“아……아……하지만 너무 늦어서…… 걱정했어……”
나는 철근과 어떻게 되었는 지 묻지 않았고, 아내는 이 이외 별 말을 하지 않고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꿈 같았다. 그러나 빨래통에는 그 하얀 원피스가 구겨져 들어있었다. 현실이었다.
마치 소설 ‘향수’ 의 마지막 난교의 향연이 지나간 후 동네사람 모두 없었던 일로 함구하듯 나와 아내는 그 후 그 날의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아내는 한동안 몸살이 나서 앓아 누웠다. 잠든 아내의 표정만은 평화로웠다.
며칠 후 철근이 말을 걸어왔다.
“어이 민철아”
“어 그날 어찌 된 거야?”
“흐흐 네 덕분에 아주 즐거운 밤이었다. 윤지도 그랬고. 고맙다 짜식.”
“나 나가고 어떻게 된 거야. 보고가 있어야 할 것 아냐. 내 감시 하에 움직인다는 약속 잊었어?”
“크크 너무 서두르지마. 궁금하기야 하겠지만.”
“전철에서 그 꼴은 뭐야”
“흐흐 봤냐. 어때? 네 아내가 얼마나 음란한 암캐인지를 네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봤겠지? 후후그게 바로 강간이 아니었다는 증거다.”
“…..”
전철 계단에서 노팬티로 노출하고 올라가는 아내의 모습은 어떤 창녀도 못 따라갈 저급한 음란함을 보여주었다. 철근의 팔짱을 놓지 않던 아내의 모습. 그 커플을 보고 강간을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 했다.
“……..”
“흐흐흐”
철근이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