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게시판] 선배녀 - 23부 - 딸타임

선배녀 - 23부

“웬일로 나한테 술을 다 마시자고 했어?”



“동생이 성인이 됐는데도 같이 술 한 번 안 마셨잖아.”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누나는 안주를 시켜놓았고 두어 잔을 비운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어디서 이미 술을 마시고 왔는지 눈이 반쯤 풀린 상태로 날 게슴츠레 쳐다보고 있었다.



“술 마시고 온 거야?”



“응, 조금.”



“뭐 안 좋은 일 있어?”



“안 좋을 일이 뭐가 있어, 우리 잘생긴 동생이 내 앞에 있는데.”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걸로 보아 많이 취한 게 틀림없었다. 참으로 괜찮은 술버릇이었다. 그렇게 까칠한 인간이 저렇게 예쁜 말을 하는 거 보니 말이다. 아니, 어쩜 오늘도 어떤 목적을 갖고 내게 친절을 베푸는 것일 수도 있다. 이는 내 성격이 뒤틀려서 그런 게 아니었다. 평생을 봐온 내 누나라는 인간은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었다.



“나한테 할 말 있는 거 같은데 지금 애기할래, 천천히 얘기할래?”



“넌 내가 그렇게밖에 안 보이니?”



“왜 정색하고 그래? 없음 마는 거지.”



“누나 좀 취했으니까 너도 좀 빨리 마셔. 넌 너무 말짱하잖아.”



나는 소주 한 잔을 따라 삼켰지만 누나의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누나는 물 컵에 소주를 들이붓더니 내게 건넸다.



“그걸로 되겠어? 이거 쭉 들이켜.”



“왜 이래, 이 인간이.”



“말 안 들을래?”



“알았어, 마실게. 마시면 되잖아.”



난 숨을 꾹 참고 단번에 비워냈다. 그리고 내가 안주를 집어먹는 사이 누나는 소주병을 들어 다시 한 번 물 컵에 콸콸 쏟아 부었다.



“자, 한 잔 더!”



“이럴 거면 그냥 한 병을 나발 불라 그러지.”



“그럴 걸 그랬나? 암튼 마셔, 쭉.”



나는 다시 한 번 들이켰고, 금세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누나는 무식하게 술을 권하지 않았다. 다만 누나의 템포에 맞춰 술을 마셔야 할 뿐이었다.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화제가 바뀌더니 요즘 내가 너무 늦게 다닌다는 둥 밖으로만 나돈다는 둥 누나의 잔소리가 내 귀를 따갑게 때렸다. 누나나 잘하라는 말대꾸를 했다가 한 대 쥐어 박혔다. 나는 엄살을 부렸고 그사이 누나의 표정이 바뀌었다. 짜증 가득한 누나의 얼굴에 난 더 이상 엄살을 피울 수 없었다.



“안 아픈 거 같아.”



누나는 세상 억울한 일은 혼자 다 당한 표정으로 내게 토로했다.



“나 오늘 맞았다.”



꼴에 피를 나눈 남매라고 누나가 맞았다는 얘기를 들으니 화가 치솟았다. 나는 누나의 손목을 잡으며 언성을 높였다.



“맞았다고? 누가 그랬어?”



“요즘 만나고 있는 애가.”



“그 새끼 전화번호 뭐야?”



난 앞뒤 잴 틈도, 마음도 없었다. 내 누나에게 손찌검을 한 그 놈을 백 배, 천 배로 갚아주고 싶을 뿐이었다. 눈을 부라리며 누나에게 계속 채근했지만 누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됐어. 내가 잘못했다면 잘못했다고 볼 수 있는 문제야.”



“아무리 잘못해도 왜 맞고 다녀! 빨리 그 새끼 불러. 너한테 싹싹 빌게 해줄 테니까.”



“오버하지 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알아서 하는 게 맞고 다니는 거냐? 그래서 왜 맞았는데?”



“내가 딴 남자랑 데이트하고 있는데 만났거든. 걘 내가 자기 거인 줄 알았나봐.”



난 화가 가라앉았고, 누나에게 비아냥거렸다.



“너 그러고 다니다가 언제 한 번 그럴 줄 알았다.”



“사랑하는 동생.”



누나의 착한 표정과 다정한 말투에 당황스러워 나는 뒤로 물러나며 대답했다.



“왜?”



“예쁜 누나가 사랑하는 동생 때리려고 부른 거 아니거든?”



“알았어. 그만 할게. 근데 넌 왜 남자 그렇게 만나?”



“내가 어떻게 만나는데?”



“깊이 안 만나잖아. 제대로 사귄 적도 없고.”



“내가 깊이 만나는지 제대로 사귀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그래서 깊이 만난 사람, 제대로 사귄 사람 있어?”



“깊이 만나는 기준은 뭔데?”



대답하기 애매했다. 깊이 만나는 기준이 뭘까 한참을 고민한 다음 나는 대충 내뱉었다.



“서로 마음을 터놓고 서로의 모든 걸 아는 거?”



“웃기고 있네. 그럼 넌 네가 만났던 여자 중에 모든 걸 아는 여자 있어?”



“아, 몰라. 암튼 너는 너무 가볍게 만나는 거 같아. 킬링타임처럼 만나잖아.”



“너랑 나랑 연애관이 다른 것뿐이야. 근데 네 여자친구는 언제 보여줄 거야?”



“네가 왜 봐?”



“내 차에 어떤 여자가 타고 다녔나보려고 그런다. 내 차에 어울리는 여자였는지 봐야 내가 차 빌려준 보람이 생길 거 아냐.”



“너보다는 훨씬 예쁘고 착해서 네 차랑 안 어울려.”



“그래서 차도 없는 너랑은 어울리고?”



자기도 아빠한테 빌붙어서 차 사놓고는 내가 차 없다고 무시하니까 열이 받았다. 그냥 들이받아 버리고 싶지만 후한이 두려워 차마 그렇게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 누나를 때렸다는 그 놈이 부러워지려고 하는 중이었다.



“넌 평생 처녀로 살아라!”



누나는 발끈한 나를 조롱하듯 비웃으며 대답했다.



“나 처녀 아닌데.”



“그 말이 아니잖아!”



“몰라.”



누나는 얄밉게 웃었고, 나는 약이 올라 어쩔 줄을 몰랐다. 동생이었다면 오빠한테 무슨 그런 말을 하냐며 콕 쥐어박았을 텐데 누나라서 그럴 수도 없고 분을 삭일 수밖에 없었다.



“넌 설마 총각이야?”



“뭐야, 그건 프라이버시라고.”



“너 총각이었어? 놀랍다. 겉은 멀쩡한 게……. 너 혹시 문제 있어?”



“뭐라는 거야. 나 해봤거든.”



“누구랑? 돈 내고?”



“나 그런 데 안 가거든요. 진짜 웃기고 있어. 너야말로 그런 데서 한 거 아냐?”



“나랑 하고 싶어 안달난 애들 줄섰어. 걔네랑 다 해주기도 벅차 죽겠거든.”



술이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것인가. 눈만 뜨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헐뜯는 우리가 서로의 은밀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하긴 이것도 면박주려다가 나온 발언이니 우리의 일상이라고 봐도 되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저 주제가 색달랐을 뿐인 것이다.



“너 언제 처음 해봤어?”



“고3때. 너는?”



“역시 넌 이 누나를 따라올 수가 없구나. 난 고2때 했어.”



“그게 뭐 자랑이냐?”



“너한테 이기면 무조건 자랑이야.”



“정말 유치하다, 정말.”



누나는 소녀처럼 웃었다. 누나의 웃는 눈을 보고 있으니 저러니까 남자들이 안 넘어갈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소녀처럼 웃는 귀엽고 예쁜 얼굴, 휘청거리며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몸, 지금 누나 앞에 동생인 내가 아닌 다른 남자가 있었다면 바로 모텔 행이었을 것이다.



“너 많이 취했다. 이제 일어나자.”



“아냐, 아냐. 나 더 마실 수 있어. 더 마셔.”



“충분히 취했으니까 그만 일어나죠.”



“그럼 딱 한 병만 더 마시고 가자. 응?”



어차피 나랑 같이 있으니 누나가 취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딱 한 병만 더 마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소주 한 병을 더 시켰다.



누나는 이제 아예 대놓고 야한 얘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야한 개그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부터 자신의 이야기까지 이르게 되었다.



“너 섹스 잘해?”



“뭐…… 못 하는 건 아니지.”



“이게 남자들의 문제야. 개나 소나 토끼나 다 자기가 잘 한다고 그러고 있으니.”



“난 좀 하거든.”



“웃기지 마. 너랑 하면 여자들이 오르가즘 느끼지? 그거 다 연기야. 나도 지금까지 단 한 번 오르가즘 느낀 적 없지만 오르가즘 연기는 에로 배우 뺨치게 잘 해.”



“나랑 하면 좋다고 그랬어.”



내 말에 누나는 박장대소하며 웃더니 갑자기 표정이 돌변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토끼가 한 마리 있었는데 끝나고 자기 잘 하지 않냐고 물어봤어. 내가 뭐라 그랬게?”



“네 성격이면 못한다고 했겠지.”



“아니. 좋았다고, 잘 한다고 얘기했어. 왜냐? 그런 놈들 중에 가끔 자존심 센 것들이 있어서 못한다고 하면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다시 덤비는 놈들이 있거든. 시동 걸고 가려는데 차 고장 나는 더러운 기분은 한 번이면 족하니까.”



“나한테 거짓말로 그런 거 아녔어. 또 하자고 막 그랬었는데.”



“다들 섹스하기 전엔 자기 잘 한다면서 너처럼 얘기해. 한 번 하면 또 해달라고 조른다나 뭐라나.”



“진짜 보여줄 수도 없고 답답하다, 진짜.”



누나와 나는 음담패설로 자리를 마무리했고, 일어났을 때 누나는 이미 만취상태였다. 그리고 나랑 같이 있으니 취해도 문제될 게 없을 거라는 내 생각은 완전히 어긋났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누나를 부축해서 가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조금만 걸어가도 누나의 티셔츠는 들춰져 속살을 보였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누나를 쳐다보는 게 싫어 난 계속해서 옷을 내려주며 다시 안 올라가도록 주의하느라 더 힘들 게 갈 수밖에 없었다.



집 근처에 이르러서야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가 편한 자세로 누나를 부축했다. 뒤에서 끌어안아서 가슴 밑에 팔을 받쳐 가슴을 걸쇠 삼아 고정시켰고 짐짝 옮기듯 누나를 옮겼다. 누나의 가슴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안고 나는 계속해서 땀을 흘렸다.



집에 들어갔음에도 난 신발 따윈 벗지도 않고 그대로 누나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누나를 내팽겨 쳤다. 침대 위로 날아가 내동댕이쳐진 누나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치마는 이미 하의가 아니었다. 하의라고 할 만한 것은 팬티 한 장이 다였고 티셔츠는 탑으로 변해있었다.



난 누나에게 다가가 일단 샌들부터 벗겼다. 그리고는 내 신발도 벗어 내 신발은 현관에 가지런히 놔두고 누나의 샌들은 던져버렸다. 다시 누나 방에 들어간 나는 옷을 갈아입힐까 말까 망설였다. 그렇게 불편해보이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치마도 올라가 있어 다리가 불편할 것 같지는 않았고 티셔츠도 많이 불편해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조용히 돌아서 나왔다.







* * *







소연이도 친구 만나러 가고, 지연이 누나도 진원이 형을 만난다고 했다. 자유의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보낼까 생각도 해봤지만 보고 싶은 책이 떠올라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책을 다 읽고 창밖을 보니 이미 어둠은 짙게 깔려있었다. 시간을 보니 열시가 가까워오고 있었다.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정리하고 도서관 밖으로 나오니 후덥지근했던 낮과는 달리 선선한 공기가 날 맞이했다.



때마침 유리 누나와 민기 형이 도서관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유리 누나가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기에 나는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지만 유리 누나는 날 못 보았는지 그냥 지나쳐갔다. 불러서 인사를 할까 했지만 망설여졌다. 그들의 발걸음이 굉장히 빨랐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디를 가는지 서두르고 있었고, 나는 그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유리 누나와 민기 형이 멀찍이 보였다. 그들은 여전히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지 빠르게 작아지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들이 서문으로 캠퍼스를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그들이 향한 곳은 과학관 쪽이었다. 이 시간에 우리 학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과학관 쪽으로 간다는 게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재빨리 그들을 따라 뛰어갔다.



내가 과학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들이 보이지 않았다. 건물로 들어갔거니 싶어서 돌아서려는데 건물 뒤편 숲으로 들어가는 이들이 보였다. 나는 순간 직감했다. 유리 누나와 민기 형이든 아니든 좋은 볼거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이다.



최대한 소리를 낮춰 조용히 뛰어가서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나도 숲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들이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소리에 묻혀 내 소리가 안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조심해야했다. 난 소리를 죽이고 그들을 따라갔고 그들이 멈췄을 때 같이 멈췄다.



그들을 보는 내 시야에 가려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도 날 발견하기 쉽다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움직일 수는 없었다. 이제는 작은 소리도 그들의 귀에 잘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난 그냥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그들을 보니 실루엣이 유리 누나와 민기 형이란 게 틀림없었다. 바쁘게 서두르던 발걸음과는 달리 그들은 여유로웠다. 민기 형은 천천히 유리 누나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곧 유리 누나의 늘씬한 몸이 드러났다. 전형적으로 늘씬하게 잘 빠진 몸매였다. 크지 않고 적당히 부풀어 올라있어 탱탱해 보이는 가슴, 군더더기 없는 허리와 엉덩이 라인, 쭉 뻗은 다리까지 침이 꿀떡 삼켜지는 몸이었다.



민기 형이 바지와 팬티를 벗자 유리 누나는 자리에 앉아 민기 형의 쳐져있는 자지를 입에 넣었다. 한참을 빨다가 내뱉은 민기 형의 자지는 아까 보다는 힘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리 단단해보이진 않았다. 유리 누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더니 다시 입 속으로 자지를 삼켰다. 얼마 후 유리 누나는 입에서 자지를 빼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민기 형의 자지는 아까보다는 더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민기 형은 어떤 애무도 해주지 않고 유리 누나의 몸을 돌려 나무를 잡고 엎드리게 했다. 예고도 없이 민기 형은 유리 누나의 보지에 자지를 한 번에 꽂아 넣었다. 그러고 보니 둘은 지금껏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내게 안 들릴 정도의 소리로 얘기를 나눴을 수도 있지만 상황을 보니 그랬던 것 같지도 않았다.



민기 형의 움직임은 일정한 속도로 똑같은 위치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복사, 붙여넣기 한 것도 아닐 텐데 민기 형은 자동반복 모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남의 섹스를 몰래 훔쳐보는 건 굉장히 흥분되는 일일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했다. 할 수만 있다면 마우스를 움직여 다음 장면으로 넘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언제쯤 넘어가나 하며 지루하게 보고 있는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드디어 민기 형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나는 부리나케 뛰었다. 뛰고 또 뛰었다. 난 정문으로 나가 핸드폰을 봤다. 집에서 온 전화였다. 하필 이 순간 전화를 하다니 타이밍 한번 기가 막혔다. 그래도 섹스를 훔쳐본 것보다 벨소리에 놀라 도망칠 때가 더 스릴 있고 재밌었던 거 같다.







* * *







요즘 들어 지연이 누나와 만나는 것을 꺼려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안 만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지연이 누나가 만나자고 할 때만 만났다. 지연이 누나가 싫어진 건 절대 아니었지만 소연이 문제로 자꾸 따지고 드는 지연이 누나를 상대하기 버거웠던 것이었다. 지연이 누나와 약속한 기한이 지나자마자 그날부터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나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오늘도 지연이 누나가 만나자고해서 단단히 각오하고 이렇게 지연이 누나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어김없이 소연이 얘기를 꺼내는 지연이 누나였고, 나는 얼버무리며 넘어가려 애썼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지연이 누나는 작정한 듯 말했다.



“선택해. 나야 아님 그 계집애야?”



“너야. 난 너밖에 없어.”



“그럼 지금 당장 전화해서 헤어지자고 해.”



“그러지 마. 내 몸도 마음도 다 너만 갖고 있어.”



지연이 누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 계집애가 아직 허락 안 해줘서 못 한 건 아니고?”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소연이는 형식적으로 만나는 거라고 몇 번을 얘기해야 돼?”



“그러니까 이제 형식적으로도 만나지 말라고.”



“이제 방학이잖아. 정말 약속할게. 방학부터는 안 만나겠다고.”



“그걸 어떻게 믿어?”



“그때도 내가 만나면 네가 직접 나서도 아무 말 안 할게. 됐지?”



“정말이지? 나 정말 그렇게 할 거야.”



“응. 그렇게 해.”



이걸로 오늘도 겨우 넘겼다. 그리고 당분간은 시달리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기말고사보다 더 큰 시험이 내게 닥쳤다. 이젠 정말이지 둘 중 하나는 정리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죽어버릴 것이다.



맥주를 마시는 동안 지연이 누나는 정말 소연이 얘기를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이렇게 얘기할 걸 그랬다. 그동안에 시달린 게 억울할 정도였다. 어쨌든 맥주도 어느 정도 마셨기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했다.



“집에 갈 거야?”



“응?”



“우리 안 한 지 오래 됐잖아.”



지연이 누나랑 마지막으로 한 게 가물가물할 정도니 오래되긴 한 것 같았다. 지연이 누나와의 섹스가 싫어서는 아니었다. 자꾸 소연이 얘기로 괴롭히니 섹스 할 마음이 안 생겼을 뿐이다. 그래서 지연이 누나와의 만남은 저녁 먹고 술이나 커피 마시고 헤어지는 게 일상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 가자, 하러.”



지연이 누나는 침대까지 갈 시간도 아까운지 모텔 방에 들어서자마자 내 옷을 벗기려 했다. 난 순순히 있었고 지연이 누나에 의해 내 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게 되었다. 아직은 발기되지 않은 내 자지를 지연이 누나가 혀로 휘감으며 쪽쪽 빨아주었고, 그 와중에도 지연이 누나는 자신의 옷을 하나씩 벗고 있었다. 내 자지가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는지 지연이 누나는 벽을 잡고 엎드렸다.



“보지 빨아줘? 박아줘?”



“박아줘.”



지연이 누나는 하러 간다는 생각에 길거리에서부터 보짓물을 흘렸는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나는 천천히 지연이 누나의 보지에 내 자지를 박고 또 천천히 내 허리를 돌렸다. 그런 내 모습이 감질났는지 지연이 누나는 날 보며 말했다.



“하…… 세게 해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롭게 허리를 돌렸다. 지연이 누나는 날 노려보았지만 난 못 본 체 하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결국 지연이 누나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연이 누나가 앞뒤로 움직이며 박아댔지만 여자가 몸을 움직여서 내는 속도는 한계가 있으니 분명 아쉬울 것이다. 그래도 좋은지 지연이 누나는 신음소리를 내며 신나게 내 자지를 먹어댔다.



“하아…… 좋아…… 하아…… 먹고 싶었어……”



“실컷 먹어.”



“하아…… 맛있어…… 하아…… 계속 먹을래……”



지연이 누나는 음탕한 말들을 끊임없이 내뱉으며 섹스에 열중했다. 그러다가 너무 지쳤는지 자신의 움직임으로 만족이 되지 않는지 내게 애처롭게 사정했다.



“하아…… 윤호야…… 하아…… 네가 해줘…… 하앙……”



“알았어. 간다.”



지연이 누나의 허리를 붙잡고 난 정신없이 박았다. 지연이 누나가 예측할 수 없게 내 자지는 보지 곳곳을 번갈아가며 다 찌르고 있었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말이다. 지연이 누나는 숨이 넘어갈 듯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고개를 젖혔다가 숙였다가 그리고 가로젓기를 반복했다.



“학…… 학…… 하악…… 네 자지가 세상에서…… 하앙…… 제일 좋아…… 하악……”



문득 든 생각인데 최근에 진원이 형이 지연이 누나와 섹스를 했다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진원이 형 입장에서는 보지가 넓어져 허공에 삽질하는 느낌일 테니 말이다.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좋았다. 지연이 누나의 보지가 점점 내 자지에 맞춰지는 거 같아 섹스의 즐거움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진원이 형이랑은 아예 안 해?”



“하악…… 응…… 하앙…… 난 너밖에 없어…… 하악……”



한 번 해보라는 말을 꾹 삼키고 난 지연이 누나의 보지를 계속해서 세차게 박아주었다. 섹스의 감각이 점점 더 느껴지면서 난 지연이 누나의 몸을 조금 일으켜 두 가슴을 꽉 쥐고 절정을 향해 내달렸다.



“나 이제 금방 쌀 거 같아.”



“하악…… 조금만…… 하악…… 조금만 더하면…… 학…… 나도……”



조금만이 얼마나 더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일단 참고 버텼다. 나름대로 참고 버틴다고 했지만 앞 다투어 나오겠다는 정액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악…… 나 이상해…… 하악…… 어떡해…… 하앙…… 나도 나올 거 같아……”



얼마 안 있어 허벅지에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고, 그 순간 나의 정액은 쏟아졌다. 지연이 누나는 몸에 작은 경련을 일으키며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사정의 기쁨은 지나갔고, 나는 내 허벅지에 물줄기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줄기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오르가즘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 지연이 누나를 방해할 수 없기에 나는 자지를 삽입한 채로 지연이 누나의 가슴을 문질러주었다.



“하아…… 진짜 최고였어……”



지연이 누나는 서서히 보지에서 내 자지를 빼내었다. 난 얼른 아래를 보았는데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지연이 누나가 나올 것 같다고 하더니 정말 싸버린 것이다. 저 물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여기 봐봐. 너 정말 쌌어.”



“이거 내가 그런 거야?”



“내가 그런 건 아니니까 네가 그랬겠지.”



“뭐가 나오는 느낌은 들었는데 저렇게 많이 나온 거야?”



지연이 누나는 부끄러운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놀리고 장난치고 싶었지만 지연이 누나가 많이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 다음번에 또 그랬을 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참았다.



“그렇게 좋았어?”



“응. 지금도 날아다니는 거 같아.”



“이제 침대로 가서 좀 쉬자.”



“나 안고 가면 안 돼?”



지연이 누나를 번쩍 들어 안고 가달라는 소리라는 건 알았지만 난 못 알아들은 척 했다. 지연이 누나를 꼭 껴안고 한 발짝 움직이자 지연이 누나는 앙탈을 부렸다.



“이렇게 말고.”



나는 정말 몰랐다는 것처럼 웃어보이고는 번쩍 안아서 지연이 누나를 침대에 살포시 내려주었다. 내가 지연이 누나 옆에 눕자 지연이 누나는 내게 안겨오며 말했다.



“집에 갈 거야?”



“그럼?”



“자고 가자.”



“또 해달라는 말처럼 들린다.”



“들켰네. 좀 쉬고 이따가 해주면 안 돼?”



“좋아요, 그렇게 합시다.”



“사실 나 그동안 불안했어.”



“뭐가?”



“네가 안 해줬잖아. 너 마음 변한 거 아닌지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그래서 지연이 누나는 소연이 문제로 날 더 닦달한 것 같았다. 그게 나에겐 부담이 되어 지연이 누나를 안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했고, 내가 안아주지 않으니 지연이 누나의 닦달은 더욱 심해졌던 것이다. 지금이나마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오늘 해보니까 어때? 내 자지 예전만 못해?”



“아니. 더 좋아진 거 같은데?”



“내 마음도 자지만큼 더 좋아졌어.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널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어.”



지연이 누나는 싱긋 웃으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우리는 또 한 번의 격렬한 섹스를 하고 잠이 들었고, 일어나서도 아침을 맞이하는 섹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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