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게시판] 아내와 아내의 애인에게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다 - 13부 - 딸타임

아내와 아내의 애인에게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다 - 13부

“형님께서 지난번에 제 집에 들어오셨더군요.”



그는 아무 거리낌없이, 나와 아내의 돈으로 마련된 집을 자신의 집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의 그런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가 한 말의 의미를 생각한 나는 더 이상 그런 사소한 것에 연연할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내가 몰래 그들의 집에 침입한 사실을 알았는지 놀라움과 궁금함이 밀려오기 시작했고 또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결국 할말이 없어 잠시 침묵을 지키며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머리를 굴려봐도 갑작스런 사태에 뭔가 해결책을 찾기가 힘들었다.



내가 계속 침묵을 지키고있자 그가 다시 나를 압박해 온다.



“아닌가요?”



여유있는 그의 말투... 마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의 그러한 여유와 난데없는 뜻밖의 말에 나는 잠시 해야 할 말을 찾지 못한채 당황한 표정만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대로 그의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발작하듯이 외쳤다.



“그... 그게 무슨 소리...”



나로선 최선을 다해 부정을 하고 싶었다. 어쨌든지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아내와 그의 집에 잠입했던 만큼 증거 따위가 있을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정작 내 입에선 떨리는 음성만 초라하게 흘러나왔고 그러한 초라함은 그의 말을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마저 풍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나를 바라보며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면... 이걸 보시죠.”



그가 내게 건넨 것은 노트북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며칠 전 내가 그의 집에 들어가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며 그의 컴퓨터를 키고 그의 컴퓨터에서 자료들을 다운로드받는 모습까지 모든 것이 고스란히 그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도저히 빼도박도 못할 결정적인 증거물.... 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내가 증거물을 찾으려다가 오히려 상황이 역전되어 버린 꼴이었다...



“마침 얼마전 집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습니다. 이럴 용도로 설치한 건 아니었는데 우연찮게도 이런 것이 찍혀 버렸더군요. 그리고 그날 이것을 확인하고 형님이 무엇을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갔는지 확인을 해봤죠. 사실 확인을 해볼 필요도 없이 짐작이 다 가긴 했지만 말입니다...”



나는 그가 왜 자신의 집에 굳이 감시카메라를 달아 두었는지 의문이 생겼지만 현재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어떻게서든 이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계속 그에게 심리적으로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그에게 공격할 것이 있지 않은가. 감히 함부로 아내와의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서 그것을 인터넷에까지 올리다니 말이다. 그것은 아내의 남편인 나로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네야말로 왜 그런 것이지? 아무리그래도 그렇지 인터넷에까지 그런 걸 올리는 것은 도가 지나치지 않은가 말이야...”



나의 말에 그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물론 형님께서 화를 내시는 심정은 저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저와 제 아내의 것이기도 하죠.”



그의 입에서 내 아내를 자신의 아내라는 말이 흘러나왔고 그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갑자기 나는 그의 말을 부정하고 싶었다.



“아내는 내 아내야...”



하지만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로 그가 간단하게 나의 말을 부정해버린다.



“물론입니다. 형님의 아내입니다. 그리고 제 아내이기도 하죠. 그것은 또한 제 아내가 인정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의 말에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새삼 내가 처한 잔인한 상황이 피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내가 그렇게 인정을 해버렸으니 나로선 아무런 할 말이 없는 것이 맞는 것일테니까...



“그리고 인터넷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는 것 모두 저 혼자만의 결정이 아닌... 제 아내의 동의가 있었던 것이기도 하고요...”



그는 잔인하게도 승부에 쐐기라도 박으려는 듯 최종적인 확인사살까지 끝마쳐버리고 만다..



나는 더 이상 할말이 없이 멍하니 허공만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나마저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자, 그러니 형님이 복사해간 그 자료들을 저로선 모두 회수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형님의 것이 아니며, 따라서 형님에겐 그것을 보관할 아무런 권리가 없으니까요.”



나는 비참하게도 결국 내 아내의 동영상과 사진임에도 그것에 대한 그 어떤 권리도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알았네. 내가 모두 지우면 되는 건가? 오늘 집에 가서 지우도록 하지...”

“아뇨, 아무래도 저로선 형님이 지우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나 자료를 복원할 수도 있으니 형님의 컴퓨터를 포맷까지 해버려야 되겠습니다. 물론 형님이 번거로우실테니 제가 다 직접 형님 컴퓨터를 깨끗이 포맷해버리겠습니다. 물론 허락해 주시겠지요?”



나는 그의 말에 또한번 비참한 패배감을 느꼈다. 이젠 그에게 아내마저 내맡긴 것도 모잘라 그의 손에 내 컴퓨터마저도 내줘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마음같아서는 허락따위 절대로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제 모든 주도권은 그가 쥐고있었고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침울한 마음까지는 금할 수 없었고 결국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 침울한 표정을 짓자 혹시 그가 내 속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나에게 은근한 어조로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 대신 제게도 형님께 제안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혹시나 기분나쁘게 생각하시진 마시고... 그저 저의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군요...”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번쩍 치켜들었다. 이번엔 또 무엇으로 나를 처참한 고통과 비탄, 그리고 좌절에 빠뜨릴 것인가... 이젠 그가 악마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떨어지며 말이 흘러나온다... 그가 내게 한 제안... 그것은....



1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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