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녀 - 24부
우연히도 남자 선배들만 있는 술자리에 내가 함께 하게 되었다. 이렇게 남자 선배들만 있는 자리는 처음이었고 이런 자리는 평생 없을 줄 알았다. 그러기에 어른들이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항상 조심하고 살아야한다고 했나보다. 내가 지은 죄가 있어서인지 나는 이 자리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형들은 이제 내가 많이 편해졌는지 잘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이었다. 또한 어떤 말이든 스스럼없이 꺼내고 있었다.
누나들이 없어서 그랬는지 우리의 화제는 주로 여자 얘기였고, 그 중에서도 야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민기 형은 생각했던 대로 여성편력이 대단했다. 진원이 형과 진구 형의 증언에 따르면 삼일에 한 번씩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는다고 했다. 이를 유리 누나도 알고 있을 거라고 했다. 또한 유리 누나도 민기 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민기 형은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진원이 형과 진구 형도 여자 좋아하는 걸로 따지만 민기 형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모자라지는 않은 것 같았다. 다만 민기 형만큼 여자들이 자신들을 따라주지 않아 경험이 적을 뿐이었다. 여자를 좋아하는 건 비슷했지만 진원이 형과 진구 형의 차이는 있었다. 진원이 형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하며 살고 있었지만 진구 형은 없으면 돈을 내고서라도 하고 다니는 것이다. 혜림이 누나도 나랑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하고 다니니 육체적으로 밑지는 건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는 극과 극이기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윤호야, 형이 내줄 테니까 오늘 안마 한 번 받을래?”
진구 형의 제안에 나는 솔깃했다. 섹스가 필요해서는 아니었다. 안마방 같은 성매매 업소에는 가본 적이 없기에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호기심이 날 유혹했지만 난 아직 그를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에이, 한 번 가자. 너도 프로페셔널을 경험하면 왜 안마를 다니는지 알게 될 거야.”
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
“다음에 갈게요.”
“이런 기회 흔치 않은데…….”
진구 형은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맞다. 너 순정파도 아니잖아.”
“네?”
“미경이 알지?”
“미경이요?”
“왜 있잖아. 지방에서 회사 다니고.”
미경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그 어떤 인물도, 나와의 연관성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방에서 회사 다니는 미경이라고 했을 때는 실체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인물일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내가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자 진구 형은 말을 이었다.
“같이 술 마셨다던데, 자기 친구 커플이랑 같이.”
그제야 미경이라는 인물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까맣게 잊고 살았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여자였다. 나 싼 여자예요 라며 광고하고 다니던 그 여자. 그 여자를 진구 형은 어떻게, 얼마나 알고 있을까 궁금했다.
“아, 네. 누군지 알겠어요.”
“내가 지난주에 나이트 가서 걔 만났거든. 학교 얘기했더니 네 얘기 하던데.”
“네? 제 얘기를요?”
할 거면 재훈이 얘기를 하지 왜 하필 내 얘기를 했는지 그 여자가 원망스러웠다. 그것도 하필 또 진구 형한테 말이다.
“씨팔, 쪽팔리지만 우리 구멍동서 됐어. 미리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
민기 형은 진구 형을 비웃으며 우리의 얘기에 끼어들었다.
“안 하는 거 좋아한다. 발정나면 물불 안 가리는 새끼가.”
“그렇지? 벌려준다는데 마다할 순 없었겠지?”
진구 형은 민기 형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날 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무튼 그 년 뒤지지 않냐? 섹스에 환장해서 좆나 잘 해.”
섹스에 환장한 건 동의할 수 있지만 잘 한다는 건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그 여자와의 섹스에 대해서 기억에 남는 거라고는 항문을 핥아주던 거랑 너덜너덜한 보지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멋쩍게 웃음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나는 고민이 생겼다. 그 여자 문제가 내게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까하는 고민이었다. 고민의 끝에는 의심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구 형이 그 여자 얘기를 전해준 의도가 내 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우연찮게 만들어진 이 자리가 실은 계획된 자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만약 진구 형이 그 여자 문제가 내 약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렇다고 했을 때 그걸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어떤 용도로 사용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다만 그걸 활용해서 분명 내게 무언가를 얻어낼 것이라고 짐작할 수는 있었다.
이제 이 자리는 내게 불편한 자리가 아니었다. 같이 하기 짜증나는 사람들과의 모임이 되어버렸다. 이런 내 맘과는 달리 그들은 아까보다 더 신나서 웃고 떠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어 가야겠다고 하니 그들도 나가겠다고 같이 나가자고 했다.
밖으로 나가갔지만 그들은 흩어지거나 자리를 옮길 생각을 않고 서성이고 있었다. 안 가냐고 물어보니 유리 누나가 온다며 잠깐 기다린다고 했고, 내게 유리 누나 얼굴이나 보고 가라며 붙잡았다. 유리 누나가 올 때까지 그들은 신나게 떠들어댔지만 난 어색하게 웃어주기만 할 뿐이었다.
유리 누나가 오면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들은 노래방을 간다고 했고, 난 집에 가려했지만 유리 누나가 같이 가자며 붙잡았다. 나는 사양했지만 유리 누나는 좋게 말할 때 그냥 따라오는 게 좋을 거라며 협박 같지 않은 협박으로 날 데려갔다.
역시나 노래방은 그들의 놀이터였다. 쌓인 게 뭐가 그렇게 많은지 그들은 미친 듯이 지르고, 흔들어대는데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잠깐 지켜보다가 나왔다. 화장실을 갔다가 바로 집에 갈 생각이었다.
소변을 보는데 누군가가 화장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유리 누나였다. 유리 누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들어왔고 얼마 안 있어 내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내 벨소리에 유리 누나는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았고,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핸드폰을 다시 만지작거렸고, 내 핸드폰의 벨소리도 그쳤다.
“나한테 전화했어요?”
“응.”
내가 소변을 다 보고 옷을 추스르는 동안 유리 누나는 팔짱을 끼고 그대로 서있었다. 나는 소변기에서 물러나며 말했다.
“쓰세요.”
유리 누나는 피식 웃을 뿐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는데 유리 누나가 한 마디 툭 내던졌다.
“클래식을 벨소리로 해놓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 거야.”
“그런가? 제 벨소리 처음 들었어요?”
“아니, 옛날에도 몇 번 들었지.”
“근데 새삼스레…….”
“며칠 전에 예상치 못한 데서도 한 번 들었거든.”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유리 누나와 민기 형을 훔쳐볼 때 울렸던 내 벨소리,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내 벨소리가 특이하다는 것을 말이다. 난 유리 누나를 마주하고 섰다. 내 표정이 보이지 않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떨지는 충분히 상상이 되었다. 내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자 유리 누나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너 이상한 취미 있더라?”
“무…… 무슨 소리예요?”
“더듬기까지 하네.”
“내…… 내가 언제요?”
“아, 말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너 말만 더듬는 게 아니지? 몸도 잘 더듬지?”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아리송했다. 난 그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다가 벨소리에 놀라서 도망친 것뿐이었는데 말이다.
“기억 안 나나보네. 내가 잘 때 누가 더듬더라고.”
내가 유리 누나의 보지를 유린한 날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연이 누나 집에서 잘 때 유리 누나는 깨어있었던 것이다. 하긴 만취해서 뻗은 것도 아니었는데 보지를 손가락으로 그렇게 쑤셔대도 깨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긴 했다. 그랬다는 건, 그러니까 알면서도 가만히 있었다는 건 자기도 좋아서 그랬다는 아닌가. 내 맘대로 내가 편한 대로 생각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누나도 싫지 않았으니까 가만히 있었던 거 아니에요?”
“요것 봐라.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럼 왜 가만 나뒀어요?”
“네가 얼마나 막장까지 가는지 보고 있었다. 내가 지금 이런 거까지 설명해야 돼?”
“내가 넣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 그랬는데요?”
“그땐 죽는 거였지.”
유리 누나가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표정은 그게 아니란 걸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진심으로 그 뿐이었어요?”
“무슨 말을 듣기를 바라는데?”
“넣어주길 바랬던 거 아녜요?”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지금도 그거 바라고 온 거잖아요.”
유리 누나는 마지못해 허락해주는 모양새로 나와의 섹스를 유도하려 했던 것 같았다. 나는 유리 누나가 바라는 대로 최대한 유리 누나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지만 나에겐 그 정도까지의 화술이 없었다.
“미친놈.”
그래도 옳다구나 싶어 덥석 물어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마냥 쉬운 여자는 아니었다. 이제 어떻게 얘기를 풀어가야 할지 너무 어려워 그냥 벗겨버리고 박아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럼 누나 얘기를 해봐요. 들어보고 제 생각이 틀렸음 백 번 사죄할 테니까요.”
“솔직히 너랑 해보고 싶었던 건 맞아. 네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애들이 그렇게 목매는지 궁금했으니까. 근데 이건 아냐. 내가 싸구려 취급당하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
말 잘 하는 학원을 다니던가 해야지, 벌려주겠다고 온 여자 비위 하나 제대로 못 맞춰줘서 적으로 돌려세운 꼴이었다.
“그렇게 들렸다면 죄송해요. 누나를 싸구려 취급한 건 아니에요. 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하자는 의도로 그런 건데 누나한테는 그렇게 들렸다니 제 잘못이에요.”
“됐어.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해.”
유리 누나는 돌아서서 화장실을 나가려했고, 나는 유리 누나를 붙잡아 돌려세우며 입술을 들이댔다. 유리 누나가 입을 꾹 다물고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기에 제대로 된 키스를 하진 못하였지만 나에게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어차피 나랑 하고 싶어서, 벌려 주고 싶어서 온 여자니까 아무리 튕기고 있어도 결국 허락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난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야! 이럴 거야?”
나는 유리 누나의 강한 어투에 짓눌려 한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나한테 기회를 줘요.”
“무슨 기회?”
“사과할 기회를 줘야죠.”
“네가 사과했고 그래서 내가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한 거잖아. 그리고 이게 사과하는 거야?”
“누나가 지금 민기 형한테 만족 못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다른 남자 만나고 다니는 거겠죠. 제가 누나 욕구불만 해소해 드릴 테니까 그걸로 마무리해요.”
“어떻게 모든 걸 섹스로 해결하려 하니? 너 이 정도면 정신병이야.”
“제가 내세울 건 그거밖에 없으니까요.”
“아무튼 난 싫으니까 그만 놔줘.”
이제 더 이상 유리 누나의 몸을 원해서가 아니었고, 유리 누나의 보지 맛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내가 섹스에 미쳐 날뛴 모습을 감추고 싶었다. 유리 누나의 입막음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지금은 욕구가 아닌 필요에 의해서 유리 누나를 가져야만 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제가 어떻게 누나를 그냥 놔주겠어요.”
“그럼 강간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윤호야, 정신 차리고 그만 하자.”
“누나가 끝까지 버틴다면 강간이라도 해야죠.”
“나 오늘 일 맹세코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울게. 정말이야. 약속할게. 그러니까 제발 이러지 마.”
“누나 말만 듣고 어떻게 믿겠어요? 전 저만의 방식으로 믿음을 얻을 때까지 못 놔줘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니?”
“죄송해요. 근데 제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해주세요.”
“지금이라도 내가 소리 지르면 넌 끝날 수 있다는 거 모르니? 그래도 나 가만히 있잖아. 이래도 나 못 믿겠어?”
“어려운 거 아니잖아요. 제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한 번만 들어주시면 안 돼요?”
나의 진솔하고 애절한 말투에 유리 누나는 흔들렸는지 멈칫했다. 짧은 찰나였지만 유리 누나의 머릿속엔 수만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나, 이런 부탁 정말 염치없다는 거 저도 알아요. 그래도 부탁드릴게요.”
유리 누나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고, 나는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대신 결정해주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유리 누나의 머리를 감싸고 내 얼굴을 가까이 갖다 대자 유리 누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내 입술이 유리 누나의 입술에 닿으려 할 때마다 유리 누나는 약간씩 고개를 비틀어 우리의 입술은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하지만 큰 저항이 아니었기에 나는 유리 누나의 얼굴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들고 입술을 가져갔다.
내 입술은 유리 누나의 입술을 덮었다. 나는 바로 혀를 집어넣지 않고 입술을 가볍게 빨아주었다. 그러는 동안 유리 누나의 턱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유리 누나도 결심이 섰다고 판단하고 나는 혀를 유리 누나의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예상대로 유리 누나는 내 혀를 받아주었다.
난 유리 누나를 충분히 달구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키스도 굉장히 오랜 시간 지속했다. 유리 누나는 그게 답답했던지 혀를 거두어들이며 입술을 뗐다.
“여기서 할 거야?”
“모텔로 갈까요?”
“들어가야 하니까 그냥 여기서 빨리 끝내.”
유리 누나는 이런 곳에서의 섹스에 거부감이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그때 숲에서 했던 것처럼 민기 형과 야외에서의 섹스를 종종 즐겨왔던 거 같았다. 유리 누나는 여자 칸으로 가려했고, 나는 남자 칸으로 들어가려했다.
“대변보러 오는 남자가 더 없지 않을까요?”
유리 누나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따라 들어왔다. 문을 잠그고 나는 유리 누나에게 천천히 다가가 못 다한 키스를 나누었다. 유리 누나의 키스에는 경험이 묻어났다. 밀고 당기기를 잘 한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완급조절이 뛰어났다. 내 호흡과 혀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키스에 점점 더 재미가 느껴지고 있는 참이었다.
키스에 정신이 팔렸던 나머지 난 진도를 나가지 않고 있었다. 그런 나와는 달리 유리 누나는 빨리 진도를 나가고 싶었던지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난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내 본분을 깨달았다. 유리 누나의 가슴을 쥐락펴락하며 가볍게 애무를 해주고는 티셔츠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내 손은 브래지어 아래로 들어가 맨살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검지로 젖꼭지를 까딱거리자 젖꼭지가 탱탱해져 바깥 구경을 시켜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위로 젖히고 내려다본 유리 누나의 가슴은 탱탱함 그 자체였다. 혹시나 내 손길에 너무나도 예쁜 모양이 망가질까 싶어 나는 두 손으로 살짝 보듬어주었다. 하지만 난 지금 가슴을 보고 감탄이나 하고자 유리 누나의 옷을 벗긴 것이 아니기에 조심스레 주물러주었다.
한 쪽 가슴은 계속해서 손으로 부드럽게 주물렀고, 다른 한 쪽 가슴은 입으로 우악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유리 누나는 부드러운 손보다는 우악스러운 입이 더 좋은지 내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버림받은 손은 삐쳐서 유리 누나의 보지로 이동했다.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보지를 만지려는데 사람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사람은 여자였던지 옆 칸으로 들어갔고 소변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손으로 유리 누나의 보지털을 덮었다. 보지털을 만지고 싶어 그런 건 아니었다. 유리 누나의 다리가 벌어져있지 않았기에 만질 데가 없어서 보지털을 만지고 있는 것이었다. 옆 칸의 여자가 나가기 전까지 유리 누나의 다리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가 여자가 나가자마자 다리를 벌려주어 나는 보지를 만질 수 있게 되었다. 쫄깃한 이 보지, 오랜만에 만나자 반가웠다. 나는 거치면서도 절제된 손놀림으로 보지에게 반가움의 인사를 전했다. 유리 누나의 보지는 어서 오라며 천천히 젖어들고 있었다.
우리의 인사는 오랜 시간 계속 되었다. 유리 누나의 보지는 눈물을 쏟으며 격하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유리 누나는 보지의 손님맞이가 보기 좋았는지 신음소리로 보지를 칭찬하고 있었다.
우리의 애정행각에는 장애물이 많았다. 옆 칸으로 누군가 또 들어가서 소변을 터트리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는 여자 때문에 내 시간을 방해받을 수 없기에 나는 멈추지 않고 손장난을 쳤고, 유리 누나는 입을 앙 다물고 있었다. 그렇지만 유리 누나도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지 날 저지하지는 않고 있었다.
옆 칸의 사람이 나가고 나서도 나의 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자지를 박아도 충분히 차고 넘칠 정도로 애무의 시간을 가졌고 보짓물도 적셔졌지만 나는 오늘 제대로 봉사해주겠다는 생각으로 유리 누나를 돌려세우고 몸을 숙이게 했다. 나는 유리 누나의 뒤에 앉아 날 보고 울고 있는 보지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지가 눈물을 그치지 않아 나는 혀로 정성스럽게 보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유리 누나의 보지와 내 혀가 장난치고 있는데 밖에서 문소리가 들렸고, 또 한 번 신음소리를 삼키는 유리 누나였다.
“유리야, 여기 있어?”
민기 형의 목소리였다. 이번에는 쥐 죽은 듯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찰나 유리 누나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잊었는지 대답을 했다.
“응. 여기.”
“어디 아파?”
“아니, 왜?”
“근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전화 하다가 이제 막 들어왔어.”
“알았어. 빨리 들어와.”
“응.”
민기 형은 돌아서 나가는지 몇 발자국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다가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멈추고 대신 민기 형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너 근데 왜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있어?”
“아, 급해서……. 아까 옆에 사람 있었거든.”
“암튼 빨리 들어와.”
“응.”
민기 형은 밖으로 나갔다. 유리 누나는 정말 많이 놀랐는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심호흡을 했다. 유리 누나는 갑자기 옷을 입으며 말했다.
“오늘은 안 되겠다. 그만 하자.”
내가 유리 누나의 결심을 막아 세울 명분이 없었기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 누나는 자신의 옷이 제대로 정리되었는지 한 번 훑어보고는 차분하게 얘기했다.
“내가 먼저 나갈게. 그리고 내가 문자하면 넌 그때 나와. 알겠지?”
“알았어요. 근데 꼭 그렇게 해야 하나.”
“잔말 말고 그렇게 하라면 해. 왠지 불안하단 말이야.”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유리 누나가 먼저 나가고 나는 문자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화장실을 나갔다. 그리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 집으로 향했다.
* * *
잠이 들려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디를 쏘다니는지 열두시가 다 되도록 들어오지 않고 있는 누나였다.
“안 들어오고 왜 전화질이야?”
[동생 분 되시나요?]
수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정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지금 집 앞인데 손님이 많이 취해서요.]
“아, 네. 지금 바로 내려갈게요.”
이 인간은 얼마나 술을 잡수셨기에 집에도 못 올라오고 있는 건지 한심했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갔다. 거실에는 철부지 딸을 기다리고 있는 엄마가 텔레비전과 시계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엄마는 열두시가 지나면 누나의 다리라도 분질러놓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겁은 나는지 아무리 만취를 했어도 통금시간 안에 들어오는 누나를 대견하다고 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누나를 잡아오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왔다.
택시기사는 뒷좌석 문을 열어놓고 옆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뒷좌석에 쓰러져있는 누나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얼른 택시기사에게 달려가 죄송하다고 말하며 요금을 지불했다. 어디서 퍼마셨는지 택시비가 많이도 나왔다. 나는 두 배로 받아낼 것이라고 다짐하며 누나에게로 다가갔다.
누나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앉은 자세로 엎어져 있어서 티셔츠는 허리를 훤히 보이고 있었고, 청바지는 골반에 겨우 걸쳐져 엉덩이 골이 그대로 보이고 있었다. 이 인간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고 다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내일이면 엄마한테 죽도록 깨질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누나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며 정신을 차리라고 했지만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난 택시기사에게 누나를 업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누나의 팔을 잡아 문 쪽으로 누나를 끌어낸 다음 내가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자 택시기사 아저씨가 누나가 내게 업힐 수 있도록 도와줬다.
현관문을 여니 엄마가 한달음에 달려와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누나에게 잔소리를 퍼부으며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렸다.
“엄마, 이러다 아빠 깨시겠다.”
“속상해서 그러지. 다 큰 계집애가 저게 무슨 꼴이야.”
“내일 얘 깨면 마음껏 혼내고 이제 들어가 주무셔.”
“알았어. 그거 그냥 방바닥에 던져버리고 나와서 아들도 얼른 자.”
“응. 들어가.”
난 진짜 엄마 말대로 누나 방을 열자마자 바닥에 누나를 버려두고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엄마는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진짜 방바닥에 내려놓고 나오면 어떡해.”
“쟨 저래도 싸.”
“안 되겠다. 옷이라도 갈아입혀줘야지.”
“엄마, 지가 불편하게 자봐야 다신 안 그러지. 그냥 놔둬.”
“그래도…….”
“어서 들어가 주무세요.”
나는 엄마를 안방으로 밀어 넣고 내 방으로 왔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도 힘을 써서 그런지 잠이 완전히 깨 눈이 말똥말똥했다. 잠이 안 와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방바닥에 고꾸라져 자고 있을 누나를 생각하니 조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누나 방으로 가니 내가 버려둔 그 모습 그대로 누나는 곯아떨어져 있었다. 나는 누나를 침대까지 질질 끌고 가서 침대 위로 던졌다. 핏줄이 뭔지 저 원수 같은 인간이 불편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했다. 이왕 봉사한 거 옷까지 갈아입혀서 편하게 재워야겠다고 마음먹고 누나의 파자마를 꺼냈다. 내가 집은 것은 원피스로 된 파자마였다. 이유는 당연히 입히기 편할 거 같아서였다.
누나들이 없어서 그랬는지 우리의 화제는 주로 여자 얘기였고, 그 중에서도 야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민기 형은 생각했던 대로 여성편력이 대단했다. 진원이 형과 진구 형의 증언에 따르면 삼일에 한 번씩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는다고 했다. 이를 유리 누나도 알고 있을 거라고 했다. 또한 유리 누나도 민기 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민기 형은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진원이 형과 진구 형도 여자 좋아하는 걸로 따지만 민기 형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모자라지는 않은 것 같았다. 다만 민기 형만큼 여자들이 자신들을 따라주지 않아 경험이 적을 뿐이었다. 여자를 좋아하는 건 비슷했지만 진원이 형과 진구 형의 차이는 있었다. 진원이 형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하며 살고 있었지만 진구 형은 없으면 돈을 내고서라도 하고 다니는 것이다. 혜림이 누나도 나랑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하고 다니니 육체적으로 밑지는 건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는 극과 극이기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윤호야, 형이 내줄 테니까 오늘 안마 한 번 받을래?”
진구 형의 제안에 나는 솔깃했다. 섹스가 필요해서는 아니었다. 안마방 같은 성매매 업소에는 가본 적이 없기에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호기심이 날 유혹했지만 난 아직 그를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에이, 한 번 가자. 너도 프로페셔널을 경험하면 왜 안마를 다니는지 알게 될 거야.”
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
“다음에 갈게요.”
“이런 기회 흔치 않은데…….”
진구 형은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맞다. 너 순정파도 아니잖아.”
“네?”
“미경이 알지?”
“미경이요?”
“왜 있잖아. 지방에서 회사 다니고.”
미경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그 어떤 인물도, 나와의 연관성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방에서 회사 다니는 미경이라고 했을 때는 실체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인물일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내가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자 진구 형은 말을 이었다.
“같이 술 마셨다던데, 자기 친구 커플이랑 같이.”
그제야 미경이라는 인물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까맣게 잊고 살았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여자였다. 나 싼 여자예요 라며 광고하고 다니던 그 여자. 그 여자를 진구 형은 어떻게, 얼마나 알고 있을까 궁금했다.
“아, 네. 누군지 알겠어요.”
“내가 지난주에 나이트 가서 걔 만났거든. 학교 얘기했더니 네 얘기 하던데.”
“네? 제 얘기를요?”
할 거면 재훈이 얘기를 하지 왜 하필 내 얘기를 했는지 그 여자가 원망스러웠다. 그것도 하필 또 진구 형한테 말이다.
“씨팔, 쪽팔리지만 우리 구멍동서 됐어. 미리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
민기 형은 진구 형을 비웃으며 우리의 얘기에 끼어들었다.
“안 하는 거 좋아한다. 발정나면 물불 안 가리는 새끼가.”
“그렇지? 벌려준다는데 마다할 순 없었겠지?”
진구 형은 민기 형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날 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무튼 그 년 뒤지지 않냐? 섹스에 환장해서 좆나 잘 해.”
섹스에 환장한 건 동의할 수 있지만 잘 한다는 건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그 여자와의 섹스에 대해서 기억에 남는 거라고는 항문을 핥아주던 거랑 너덜너덜한 보지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멋쩍게 웃음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나는 고민이 생겼다. 그 여자 문제가 내게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까하는 고민이었다. 고민의 끝에는 의심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구 형이 그 여자 얘기를 전해준 의도가 내 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우연찮게 만들어진 이 자리가 실은 계획된 자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만약 진구 형이 그 여자 문제가 내 약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렇다고 했을 때 그걸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어떤 용도로 사용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다만 그걸 활용해서 분명 내게 무언가를 얻어낼 것이라고 짐작할 수는 있었다.
이제 이 자리는 내게 불편한 자리가 아니었다. 같이 하기 짜증나는 사람들과의 모임이 되어버렸다. 이런 내 맘과는 달리 그들은 아까보다 더 신나서 웃고 떠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어 가야겠다고 하니 그들도 나가겠다고 같이 나가자고 했다.
밖으로 나가갔지만 그들은 흩어지거나 자리를 옮길 생각을 않고 서성이고 있었다. 안 가냐고 물어보니 유리 누나가 온다며 잠깐 기다린다고 했고, 내게 유리 누나 얼굴이나 보고 가라며 붙잡았다. 유리 누나가 올 때까지 그들은 신나게 떠들어댔지만 난 어색하게 웃어주기만 할 뿐이었다.
유리 누나가 오면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들은 노래방을 간다고 했고, 난 집에 가려했지만 유리 누나가 같이 가자며 붙잡았다. 나는 사양했지만 유리 누나는 좋게 말할 때 그냥 따라오는 게 좋을 거라며 협박 같지 않은 협박으로 날 데려갔다.
역시나 노래방은 그들의 놀이터였다. 쌓인 게 뭐가 그렇게 많은지 그들은 미친 듯이 지르고, 흔들어대는데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잠깐 지켜보다가 나왔다. 화장실을 갔다가 바로 집에 갈 생각이었다.
소변을 보는데 누군가가 화장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유리 누나였다. 유리 누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들어왔고 얼마 안 있어 내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내 벨소리에 유리 누나는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았고,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핸드폰을 다시 만지작거렸고, 내 핸드폰의 벨소리도 그쳤다.
“나한테 전화했어요?”
“응.”
내가 소변을 다 보고 옷을 추스르는 동안 유리 누나는 팔짱을 끼고 그대로 서있었다. 나는 소변기에서 물러나며 말했다.
“쓰세요.”
유리 누나는 피식 웃을 뿐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는데 유리 누나가 한 마디 툭 내던졌다.
“클래식을 벨소리로 해놓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 거야.”
“그런가? 제 벨소리 처음 들었어요?”
“아니, 옛날에도 몇 번 들었지.”
“근데 새삼스레…….”
“며칠 전에 예상치 못한 데서도 한 번 들었거든.”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유리 누나와 민기 형을 훔쳐볼 때 울렸던 내 벨소리,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내 벨소리가 특이하다는 것을 말이다. 난 유리 누나를 마주하고 섰다. 내 표정이 보이지 않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떨지는 충분히 상상이 되었다. 내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자 유리 누나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너 이상한 취미 있더라?”
“무…… 무슨 소리예요?”
“더듬기까지 하네.”
“내…… 내가 언제요?”
“아, 말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너 말만 더듬는 게 아니지? 몸도 잘 더듬지?”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아리송했다. 난 그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다가 벨소리에 놀라서 도망친 것뿐이었는데 말이다.
“기억 안 나나보네. 내가 잘 때 누가 더듬더라고.”
내가 유리 누나의 보지를 유린한 날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연이 누나 집에서 잘 때 유리 누나는 깨어있었던 것이다. 하긴 만취해서 뻗은 것도 아니었는데 보지를 손가락으로 그렇게 쑤셔대도 깨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긴 했다. 그랬다는 건, 그러니까 알면서도 가만히 있었다는 건 자기도 좋아서 그랬다는 아닌가. 내 맘대로 내가 편한 대로 생각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누나도 싫지 않았으니까 가만히 있었던 거 아니에요?”
“요것 봐라.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럼 왜 가만 나뒀어요?”
“네가 얼마나 막장까지 가는지 보고 있었다. 내가 지금 이런 거까지 설명해야 돼?”
“내가 넣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 그랬는데요?”
“그땐 죽는 거였지.”
유리 누나가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표정은 그게 아니란 걸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진심으로 그 뿐이었어요?”
“무슨 말을 듣기를 바라는데?”
“넣어주길 바랬던 거 아녜요?”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지금도 그거 바라고 온 거잖아요.”
유리 누나는 마지못해 허락해주는 모양새로 나와의 섹스를 유도하려 했던 것 같았다. 나는 유리 누나가 바라는 대로 최대한 유리 누나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지만 나에겐 그 정도까지의 화술이 없었다.
“미친놈.”
그래도 옳다구나 싶어 덥석 물어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마냥 쉬운 여자는 아니었다. 이제 어떻게 얘기를 풀어가야 할지 너무 어려워 그냥 벗겨버리고 박아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럼 누나 얘기를 해봐요. 들어보고 제 생각이 틀렸음 백 번 사죄할 테니까요.”
“솔직히 너랑 해보고 싶었던 건 맞아. 네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애들이 그렇게 목매는지 궁금했으니까. 근데 이건 아냐. 내가 싸구려 취급당하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
말 잘 하는 학원을 다니던가 해야지, 벌려주겠다고 온 여자 비위 하나 제대로 못 맞춰줘서 적으로 돌려세운 꼴이었다.
“그렇게 들렸다면 죄송해요. 누나를 싸구려 취급한 건 아니에요. 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하자는 의도로 그런 건데 누나한테는 그렇게 들렸다니 제 잘못이에요.”
“됐어.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해.”
유리 누나는 돌아서서 화장실을 나가려했고, 나는 유리 누나를 붙잡아 돌려세우며 입술을 들이댔다. 유리 누나가 입을 꾹 다물고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기에 제대로 된 키스를 하진 못하였지만 나에게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어차피 나랑 하고 싶어서, 벌려 주고 싶어서 온 여자니까 아무리 튕기고 있어도 결국 허락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난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야! 이럴 거야?”
나는 유리 누나의 강한 어투에 짓눌려 한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나한테 기회를 줘요.”
“무슨 기회?”
“사과할 기회를 줘야죠.”
“네가 사과했고 그래서 내가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한 거잖아. 그리고 이게 사과하는 거야?”
“누나가 지금 민기 형한테 만족 못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다른 남자 만나고 다니는 거겠죠. 제가 누나 욕구불만 해소해 드릴 테니까 그걸로 마무리해요.”
“어떻게 모든 걸 섹스로 해결하려 하니? 너 이 정도면 정신병이야.”
“제가 내세울 건 그거밖에 없으니까요.”
“아무튼 난 싫으니까 그만 놔줘.”
이제 더 이상 유리 누나의 몸을 원해서가 아니었고, 유리 누나의 보지 맛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내가 섹스에 미쳐 날뛴 모습을 감추고 싶었다. 유리 누나의 입막음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지금은 욕구가 아닌 필요에 의해서 유리 누나를 가져야만 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제가 어떻게 누나를 그냥 놔주겠어요.”
“그럼 강간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윤호야, 정신 차리고 그만 하자.”
“누나가 끝까지 버틴다면 강간이라도 해야죠.”
“나 오늘 일 맹세코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울게. 정말이야. 약속할게. 그러니까 제발 이러지 마.”
“누나 말만 듣고 어떻게 믿겠어요? 전 저만의 방식으로 믿음을 얻을 때까지 못 놔줘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니?”
“죄송해요. 근데 제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해주세요.”
“지금이라도 내가 소리 지르면 넌 끝날 수 있다는 거 모르니? 그래도 나 가만히 있잖아. 이래도 나 못 믿겠어?”
“어려운 거 아니잖아요. 제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한 번만 들어주시면 안 돼요?”
나의 진솔하고 애절한 말투에 유리 누나는 흔들렸는지 멈칫했다. 짧은 찰나였지만 유리 누나의 머릿속엔 수만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나, 이런 부탁 정말 염치없다는 거 저도 알아요. 그래도 부탁드릴게요.”
유리 누나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고, 나는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대신 결정해주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유리 누나의 머리를 감싸고 내 얼굴을 가까이 갖다 대자 유리 누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내 입술이 유리 누나의 입술에 닿으려 할 때마다 유리 누나는 약간씩 고개를 비틀어 우리의 입술은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하지만 큰 저항이 아니었기에 나는 유리 누나의 얼굴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들고 입술을 가져갔다.
내 입술은 유리 누나의 입술을 덮었다. 나는 바로 혀를 집어넣지 않고 입술을 가볍게 빨아주었다. 그러는 동안 유리 누나의 턱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유리 누나도 결심이 섰다고 판단하고 나는 혀를 유리 누나의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예상대로 유리 누나는 내 혀를 받아주었다.
난 유리 누나를 충분히 달구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키스도 굉장히 오랜 시간 지속했다. 유리 누나는 그게 답답했던지 혀를 거두어들이며 입술을 뗐다.
“여기서 할 거야?”
“모텔로 갈까요?”
“들어가야 하니까 그냥 여기서 빨리 끝내.”
유리 누나는 이런 곳에서의 섹스에 거부감이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그때 숲에서 했던 것처럼 민기 형과 야외에서의 섹스를 종종 즐겨왔던 거 같았다. 유리 누나는 여자 칸으로 가려했고, 나는 남자 칸으로 들어가려했다.
“대변보러 오는 남자가 더 없지 않을까요?”
유리 누나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따라 들어왔다. 문을 잠그고 나는 유리 누나에게 천천히 다가가 못 다한 키스를 나누었다. 유리 누나의 키스에는 경험이 묻어났다. 밀고 당기기를 잘 한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완급조절이 뛰어났다. 내 호흡과 혀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키스에 점점 더 재미가 느껴지고 있는 참이었다.
키스에 정신이 팔렸던 나머지 난 진도를 나가지 않고 있었다. 그런 나와는 달리 유리 누나는 빨리 진도를 나가고 싶었던지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난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내 본분을 깨달았다. 유리 누나의 가슴을 쥐락펴락하며 가볍게 애무를 해주고는 티셔츠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내 손은 브래지어 아래로 들어가 맨살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검지로 젖꼭지를 까딱거리자 젖꼭지가 탱탱해져 바깥 구경을 시켜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위로 젖히고 내려다본 유리 누나의 가슴은 탱탱함 그 자체였다. 혹시나 내 손길에 너무나도 예쁜 모양이 망가질까 싶어 나는 두 손으로 살짝 보듬어주었다. 하지만 난 지금 가슴을 보고 감탄이나 하고자 유리 누나의 옷을 벗긴 것이 아니기에 조심스레 주물러주었다.
한 쪽 가슴은 계속해서 손으로 부드럽게 주물렀고, 다른 한 쪽 가슴은 입으로 우악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유리 누나는 부드러운 손보다는 우악스러운 입이 더 좋은지 내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버림받은 손은 삐쳐서 유리 누나의 보지로 이동했다.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보지를 만지려는데 사람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사람은 여자였던지 옆 칸으로 들어갔고 소변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손으로 유리 누나의 보지털을 덮었다. 보지털을 만지고 싶어 그런 건 아니었다. 유리 누나의 다리가 벌어져있지 않았기에 만질 데가 없어서 보지털을 만지고 있는 것이었다. 옆 칸의 여자가 나가기 전까지 유리 누나의 다리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가 여자가 나가자마자 다리를 벌려주어 나는 보지를 만질 수 있게 되었다. 쫄깃한 이 보지, 오랜만에 만나자 반가웠다. 나는 거치면서도 절제된 손놀림으로 보지에게 반가움의 인사를 전했다. 유리 누나의 보지는 어서 오라며 천천히 젖어들고 있었다.
우리의 인사는 오랜 시간 계속 되었다. 유리 누나의 보지는 눈물을 쏟으며 격하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유리 누나는 보지의 손님맞이가 보기 좋았는지 신음소리로 보지를 칭찬하고 있었다.
우리의 애정행각에는 장애물이 많았다. 옆 칸으로 누군가 또 들어가서 소변을 터트리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는 여자 때문에 내 시간을 방해받을 수 없기에 나는 멈추지 않고 손장난을 쳤고, 유리 누나는 입을 앙 다물고 있었다. 그렇지만 유리 누나도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지 날 저지하지는 않고 있었다.
옆 칸의 사람이 나가고 나서도 나의 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자지를 박아도 충분히 차고 넘칠 정도로 애무의 시간을 가졌고 보짓물도 적셔졌지만 나는 오늘 제대로 봉사해주겠다는 생각으로 유리 누나를 돌려세우고 몸을 숙이게 했다. 나는 유리 누나의 뒤에 앉아 날 보고 울고 있는 보지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지가 눈물을 그치지 않아 나는 혀로 정성스럽게 보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유리 누나의 보지와 내 혀가 장난치고 있는데 밖에서 문소리가 들렸고, 또 한 번 신음소리를 삼키는 유리 누나였다.
“유리야, 여기 있어?”
민기 형의 목소리였다. 이번에는 쥐 죽은 듯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찰나 유리 누나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잊었는지 대답을 했다.
“응. 여기.”
“어디 아파?”
“아니, 왜?”
“근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전화 하다가 이제 막 들어왔어.”
“알았어. 빨리 들어와.”
“응.”
민기 형은 돌아서 나가는지 몇 발자국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다가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멈추고 대신 민기 형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너 근데 왜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있어?”
“아, 급해서……. 아까 옆에 사람 있었거든.”
“암튼 빨리 들어와.”
“응.”
민기 형은 밖으로 나갔다. 유리 누나는 정말 많이 놀랐는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심호흡을 했다. 유리 누나는 갑자기 옷을 입으며 말했다.
“오늘은 안 되겠다. 그만 하자.”
내가 유리 누나의 결심을 막아 세울 명분이 없었기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 누나는 자신의 옷이 제대로 정리되었는지 한 번 훑어보고는 차분하게 얘기했다.
“내가 먼저 나갈게. 그리고 내가 문자하면 넌 그때 나와. 알겠지?”
“알았어요. 근데 꼭 그렇게 해야 하나.”
“잔말 말고 그렇게 하라면 해. 왠지 불안하단 말이야.”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유리 누나가 먼저 나가고 나는 문자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화장실을 나갔다. 그리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 집으로 향했다.
* * *
잠이 들려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디를 쏘다니는지 열두시가 다 되도록 들어오지 않고 있는 누나였다.
“안 들어오고 왜 전화질이야?”
[동생 분 되시나요?]
수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정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지금 집 앞인데 손님이 많이 취해서요.]
“아, 네. 지금 바로 내려갈게요.”
이 인간은 얼마나 술을 잡수셨기에 집에도 못 올라오고 있는 건지 한심했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갔다. 거실에는 철부지 딸을 기다리고 있는 엄마가 텔레비전과 시계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엄마는 열두시가 지나면 누나의 다리라도 분질러놓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겁은 나는지 아무리 만취를 했어도 통금시간 안에 들어오는 누나를 대견하다고 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누나를 잡아오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왔다.
택시기사는 뒷좌석 문을 열어놓고 옆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뒷좌석에 쓰러져있는 누나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얼른 택시기사에게 달려가 죄송하다고 말하며 요금을 지불했다. 어디서 퍼마셨는지 택시비가 많이도 나왔다. 나는 두 배로 받아낼 것이라고 다짐하며 누나에게로 다가갔다.
누나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앉은 자세로 엎어져 있어서 티셔츠는 허리를 훤히 보이고 있었고, 청바지는 골반에 겨우 걸쳐져 엉덩이 골이 그대로 보이고 있었다. 이 인간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고 다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내일이면 엄마한테 죽도록 깨질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누나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며 정신을 차리라고 했지만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난 택시기사에게 누나를 업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누나의 팔을 잡아 문 쪽으로 누나를 끌어낸 다음 내가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자 택시기사 아저씨가 누나가 내게 업힐 수 있도록 도와줬다.
현관문을 여니 엄마가 한달음에 달려와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누나에게 잔소리를 퍼부으며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렸다.
“엄마, 이러다 아빠 깨시겠다.”
“속상해서 그러지. 다 큰 계집애가 저게 무슨 꼴이야.”
“내일 얘 깨면 마음껏 혼내고 이제 들어가 주무셔.”
“알았어. 그거 그냥 방바닥에 던져버리고 나와서 아들도 얼른 자.”
“응. 들어가.”
난 진짜 엄마 말대로 누나 방을 열자마자 바닥에 누나를 버려두고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엄마는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진짜 방바닥에 내려놓고 나오면 어떡해.”
“쟨 저래도 싸.”
“안 되겠다. 옷이라도 갈아입혀줘야지.”
“엄마, 지가 불편하게 자봐야 다신 안 그러지. 그냥 놔둬.”
“그래도…….”
“어서 들어가 주무세요.”
나는 엄마를 안방으로 밀어 넣고 내 방으로 왔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도 힘을 써서 그런지 잠이 완전히 깨 눈이 말똥말똥했다. 잠이 안 와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방바닥에 고꾸라져 자고 있을 누나를 생각하니 조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누나 방으로 가니 내가 버려둔 그 모습 그대로 누나는 곯아떨어져 있었다. 나는 누나를 침대까지 질질 끌고 가서 침대 위로 던졌다. 핏줄이 뭔지 저 원수 같은 인간이 불편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했다. 이왕 봉사한 거 옷까지 갈아입혀서 편하게 재워야겠다고 마음먹고 누나의 파자마를 꺼냈다. 내가 집은 것은 원피스로 된 파자마였다. 이유는 당연히 입히기 편할 거 같아서였다.